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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호주의 한 형사사건을 다룬 기사에서 기초적인 법상식을 결여한 기사가 나와서 독자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준적이 있다. '호주 여행객끼리 창조론 논쟁 끝에 살인극'이라는 기사인데 이 기사를 쿠키뉴스와 노컷뉴스가 받아서 오보를 냈다.

기사는 호주 여행객이 창조론 논쟁 끝에 우발적으로 사람을 죽였는데 판사가 '관대하게' 처벌을 해서 최소 3년 최대 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기사는 기본적으로 이 사건을 '살인사건'으로 다루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따져 보면, 이 사건은 살인사건이 아니다. 사람을 죽였다고 해서 무조건 살인사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기사는 사람을 죽인 것에 대해서 3~5년의 징역형을 "관대하다"고 표현했는데 실은 엄중한 형을 선고한 것이다.

사람을 죽였으면 살인, 상해치사, 폭행치사, 과실치사, 정당방위, 긴급피난 등이 될 수 있다. 무조건 살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원문을 보면 고의가 없어 살인은 인정되지 않고 과실치사가 인정되었다고 밝히고 있기까지 하다.  제목부터 오보를 냈다.

또 기사에서는 "판사는 피고인이 품행이 바른 사람으로 평소의 그답지 않은 탈선행위를 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자신의 행위가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를 깨닫지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라고 소개했는데, 이는 판사가 관대했다고 기자가 서술한 부분과 모순이다.

기자는 아마도 사람을 죽였으니 살인사건이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3~5년의 징역형은 살인행위에 대한 관대한 처벌이라 생각했던 것 같다. 이 같은 인식은 법에 무지한 일반인의 인식이다. 기자가 이런 인식을 가지고 기사를 쓰면 곤란하다.

과실치사 사건은 형량이 적어서 한국 형법의 경우 2년 이하의 금고형 또는 벌금형을 선고받는다. 해당 사건의 경우 호주 법원은 3년~5년의 형을 선고했는데 호주형법 체계를 잘은 모르겠지만 절대 관대한 처분이 아니다. 오히려 엄격하다고 말할 수있다.

기자가 되면 사건사고 기사부터 배운다. 사건 사고 기사를 다룰 때는 법 상식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원고, 피고라는 용어는 형사 사건에는 쓰지 않는다거나 검찰은 사법부가 아닌 행정부 소속이라는 것 등 최소한의 기본적인 법상식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기본적인 상식을 갖추지 못한 기자, 기사들이 요즘 많다. 최근 박형상 기자협회 자문변호사는 이러한 언론세태를 비판하는 컬럼 “한국기자들이여, 검사와 판사를 구별하자”을 내기도 했다.  부끄러운 한국 언론의 자화상이다.

한편, <호주 여행객끼리 창조론 논쟁 끝에 살인극>이라는 기사 제목은 이미 밝혔듯이 이번 사건은 '살인'이 아니라 '사람이 죽은 것'이므로 제목에 <살인극>이라는 단어를 쓰면 안된다. 기사제목은 컨셉션을 배제하고 컨셉트를 써야하기 때문이다.

다만, 어쨋든 사람을 죽였으니 살인사건이라고 인식하는 독자들이 예상되므로 그런 일반독자들의 컨셉션을 고려해 제목을 편집할 수는 있다. 이때는 홑따옴표를 써서 <호주 여행객끼리 창조론 논쟁 끝에 '살인극'>으로 표현하면 된다. 컨셉션 표시는 홑따옴표 기능 중의 하나다.

참조1 : 해당 기사 http://media.paran.com/snews/newsview.php?dirnews=17076&year=2008
참조2 : 외신 원문 기사 http://www.news.com.au/story/0,23599,22924256-29277,00.html
참조3 : 기사를 읽고 오해하고 있는 네티즌들의 의견들 http://www.skepticalleft.com/bbs/board.php?bo_table=01_main_square&wr_id=16967#c_16978
참조4 : 한국 기자들이여 검사와 판사를 구별하자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View.html?idxno=16332  

* 온라인미디어뉴스에 기고했던 것을 다시 여기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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