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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궁금한건 우리도 많다 

 
금강산에서 터진 비보, 한국 관광객의 총격 사망.

일요일 중앙일보 대기자가 이에 대한 칼럼(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3222976) 하나를 내놨다. "그것이 궁금하고, 또 알고싶다"며 먼저 꺼낸 것은 "쇠고기 촛불 시위 세력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였다.

이어지는 내용. "순수했던 촛불을 변질시킨 반미 극좌파, 그들이 관광객의 죽음을 놓고 촛불을 들 수 있을까,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사과를 요구할 수 있을까"라며 "다수 국민도 그런 궁금증에 빠졌을 것"이라 말했다.

언급한 다수 국민의 근거를 묻고 싶다. 아울러 곧 이어질 본인 반론에선 비록 '다수'란 말엔 부족할지 모르나 '일부'든 '소수'든 '상당수'가 되든간에 일단 근거를 꺼내놓는다.

박왕자 씨의 사망 소식을 각 언론이 인터넷포털로 전하자 네티즌 여론 사이에선 안타까움과 동시에 아래와 같은 반응도 함께 나왔다.

"촛불집회에 맞불 들었던 보수단체들, 이번 일에 촛불 들고 나오려나?"

여기에선 그 궁금증의 대상이 거꾸로 되어 있다. 이는 그간 촛불인들을 놓고 '좌파', '빨갱이'론을 강변해오던 그들에 대한 반감의 표현이다. 그리고 지금껏 이같은 색깔론을 함께 주장해오던 보수언론이나 언론인이라면 이에 대해 새삼 궁금해할 것도 없지 않은가. 당신들 말대로 빨갱이들이, 공산주의자들이 주도하는 집회였다면 당신들이 원하는 결과가 그대로 나올테니까. 이미 반미 극좌파(촛불 전체를 놓고 변질됐다는것인지 일부를 놓고 말하는 것인지 표현이 애매하다)로 정의내려 놓고선 더 궁금해할 게 남았는가.

그러나 내가 접한 '일부' 국민의 궁금증은, 비록 당신처럼 '다수'란 말을 섣불리 꺼내진 못하겠으나 여하튼 내가 확인한 그것은, 앞서 밝혔듯 도리어 지금까지 촛불집회에 색깔론을 들이대며 힐난하던 당신들에 대한 궁금증이다. 쉽게 말해 궁금한 내용은 같지만 주어는 달라진다.

그들에 대한 궁금증은 없었나.

하나 더. "세력의 핵심은 효순 미선 양 때부터 촛불을 들었고 당시 교통사고를 고의적 살인으로 몰아 부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라 지적하며 반미 극좌파라 칭하는데, 당시 촛불을 든 이들 다수는 고의성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사과 등 대처가 미흡함이 문제였던걸로 아는 기자의 기억이 잘못된 건가. 또한 그들 과실로 우리 국민이 죽었다면 그 나라 대표의 사과를 요구하는것을 "충분히 그럴 수 있다"며 예상범위에 두는 것 또한 반미 좌파의 논리인 것인지. 아니면 저것이야말로 친미 극우파의 말이라 봐야 하나.

곧장 이어지는 사제단 강론에 대한 말은 정말 이해불가다. 분명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은 국민 식탁을 걱정하며 한동안 거리로 나왔다"며 "이번엔 먹거리가 아닌 한 생명의 충격적 마감, 오늘 미사 때 사제단 강론은 어떻게 펼쳐질까"라고 또다른 궁금한 점을 꺼내놓았다.

궁금한 것이 무엇인지는 나왔는데 앞서 이야기를 왜 함께 꺼냈는지. 뭔가 부연설명이 더 있었을 듯 한건 내 생각일 뿐인가. 국민들의 식탁을 걱정하며 거리에 나온 것이 잘못됐다고 주장하고자 함인가. 그리고 정말 지적해야 할 이번 일은 혹 안 꺼내고 넘어가는거 아니냐란 말?

아, 맞다. 시국미사 첫날에 직접 광장에서 들었는데, 신부님들이 걱정하신 건 국민 식탁만이 아니었다. 일부 보수언론의 시각을 함께 염려하셨다. 갑자기 그에 대한 섭섭함에 이렇게 글로 되돌려 주는 것은 아닐까 궁금해진다.

아울러 이번 역시 "다수 국민도 그런 상념에 빠졌을 것이다"라고 밝혔는데 앞서 신부님을 언급한 이유부터 이해를 못하다보니 자연스레 이것도 함께 미궁 속을 거닌다. 또한 이번에도 '다수 국민'의 근거는 어디서 나오는 건지. '다수'란 말을 꺼낼때마다 조심스러워지는 본인의 모자람을 떠올리면 그 자신감에 한없이 부러울 따름이다. 혹 기자의 머리가 짧아서 이해가 어려운 건가 자문해 봤는데, 어차피 기사 독해야 중학생 수준이면 소화될 수 있도록 서술하는게 언론 몫이니 이에 대한 자책은 필요없을 듯 하고, 사실이해관계가 어긋나서라면 서로가 한정된 시야로 다른 곳을 보기 때문이니 함께 고민할 문제가 아닐까.

상황이 이렇다보니 "촛불의 진정성과 실체를 아는 계기"를 말하며 "피격 사망의 아픔 속에 거두는 소득이다"라 밝힌 부분은 꽤나 충격적이다. 고인의 죽음을 너무나도 쉽게 자신들 입장에 맞춰 이용한다는 의혹을 제기해 본다. 혹 "어차피 백이든 흑이든 하나를 잡은 상황, 한 쪽 입장에만 충실하자"며 '보수언론'에 충실한 풀이가 아닌지 말이다.

대통령 국회개원연설에서 이번 총격사망이 언급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표하는데, '오오 이걸로 균형을 맞춰주시는가'라 생각했지만, 글은 청와대의 불운을 언급하는 한편 지난해를 행운의 해라고 대조시키면서 이런 이야기를 이어간다.

"후보시절 도덕성 검증문제로 시끄러워질 만하면 신정아다 탈레반이다 하여 한건씩 터져주었다. (중략) 촛불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는 새출발의 계기로(국회연설문을) 삼고자 했다. 그런데 돌발 악재가 생긴 것이다."

다른게 아니라 바로 이 글의 앞 내용과 일치되지가 않는 주장이다. 분명 시작부분에선 이번 비보를 놓고 촛불집회 측에만 "이번일로 촛불을 들 수 있냐"며 공세를 펼쳐보였다. 그 뿐인가. 신부님들까지 면박주지 않았나. 더구나 촛불 진정성 및 실체의 계기를 논하며 '피격사망의 아픔속에 거두는 소득'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스스로가 이번 촛불 정국에서 반격을 펼치는 주장에 끌어다 썼건만, 곧장 촛불 소용돌이에서 빠져 나오는 계기로 삼고자 한 연설문에 있어 '돌발 악재'라 정의하다니.

오히려 이를 두고서 촛불정국을 반격했고 "아픔 속에 거두는 소득"이라고까지 일컬었지 않나. 다수 국민을 위한 '아픔 속 소득'이라고 주장하겠지만 말이다.

나아가 지금껏 촛불 정국에 쏠려 있던 국민들의 염려와 슬픔이 이번 일로 넘어와 분산케 됐으니, 그 누구보다도 여당과 보수언론에게 있어 '아픔 속 소득'일 것이다.


뉴스보이 권근택 기자 kwon@newsboy.kr     
 www.newsbo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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